소설은 "거리고 메고 다니는 거울"이라고 한 오래된 정의가 있다. 그러나 우계숙님의 『13월의 아이들』은 거울이 아니라 차라리 깊은 우물 속에 드리운 두레박이라고 하는 편이 옳을 지 모른다. 보통 사람들이 살고 있는 거리에서는 좀처럼 체험할 수도 상상할 수도 없는 삶이 그 심연 속에서 벌어진다. 바로 신경정신과 병동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. 더구나 상징적인 것은 그 정신병동은 반은 개방되어 있고 반은 폐쇄되어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. 그 속에서 인간사회를 축약시켜놓은 것처럼 모든 연령과 성별, 직업과 서로 다른 계층이 거대한 카오스의 상태로 살아간다. 보통 소설에서는 맛볼 수 없는 이 모든 생생한 현실감은 그것이 단순한 허구로 만들어진 이야기가 아니라는 데 있다. 오랜 시간 실제의 상황 속에서 철저하게 밀착 취재하고 임상적인 과정까지 추적한 체험들을 극명하게 기록한 글이라는데 있다. 한마디로 『13월의 아이들』은 이상의 그 유명한 "13인의 아이가 도로를 질주하오"의 「오감도」의 그 시를 소설로 완성해놓은 작품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.

13월의 아이들 저자

작가의 말 서문 시궁창은 청소해봐도